공부방/좋은글 좋은생각

네 명의 아내를 둔 남자

박영길 2010. 4. 27. 00:03

네 명의 아내를 둔 남자


    네 명의 아내를 둔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첫째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나깨나 늘 곁에 두고 살아갑니다.

    둘째는 아주 힘겹게 얻은 아내입니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도록 싸우면서
    쟁취한 아내이니 만큼
    그에 대한 사랑 또한 극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둘째는 든든하기 그지없는 성(城) 과도 같습니다.

    셋째와 그는 특히 마음이 잘 맞아
    늘 같이 어울려 다니며 즐거워합니다.

    그러나 넷째에게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녀는 늘 하녀 취급을 받았으며,
    온갖 굳은 일을 도맡아 했지만
    싫은 내색을 전혀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그의 뜻에 순종하기만 합니다.

    어느 날
    그가 머나먼 나라로 떠나게 되어
    첫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그러나 첫째는 냉정히 거절합니다.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습니다.

    둘째에게 가자고 했지만
    둘째 역시 거절합니다.
    첫째도 안 따라가는데
    자기가 왜 가느냐는 것입니다.

    그는 셋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셋째는 말합니다.
    "성문 밖까지 배웅해 줄 수는 있지만 같이 갈 수 없습니다." 라고......

    그는 넷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넷째는 말합니다.
    "당신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가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는 넷째 부인만 데리고 머나먼 나라로 떠나갑니다.

    잡아함경(雜阿含經)에 나오는 이 이야기의 "머나먼 나라"는 저승길을 말합니다.
    그리고
    "아내"들은 "사람이 살면서 아내(남편)처럼 버릴 수 없는 네 가지"를 비유하는 것입니다.

    첫째 아내는 육체를 비유합니다.
    육체가 곧 나라고 생각하며 함께 살아가지만
    죽게 되면 우리는 이 육신을 데리고 갈 수 없습니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도록 싸우면서 얻은 둘째 아내는 재물을 의미합니다.
    든든하기가 성과 같았던 재물도 우리와 함께 가지 못합니다.

    셋째 아내는 일가 친척, 친구들입니다.
    마음이 맞아 늘 같이 어울려 다니던 이들도
    문 밖까지는 따라와 주지만
    끝까지 함께 가 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를 잊어버릴 것이니까요.

    넷째 아내는 바로 마음입니다.
    살아있는 동안은 별 관심도 보여주지 않고
    궂은 일만 도맡아 하게 했지만
    죽을 때 어디든 따라가겠다고 나서는 것은 마음뿐입니다.

    어두운 땅속 밑이든
    서방정토든 지옥의 끓는 불 속이든
    마음이 앞장서서 나를 데리고 갈 것입니다.

    살아 생전에 마음이 자주 다니던 길이
    음습하고 추잡한 악행의 자갈길이었으면
    늘 다니던 그 자갈길로 나를 데리고 갈 것이고

    선과 덕을 쌓으며 걸어가던 길이 밝고 환한 길이었으면
    늘 다니던 그 환한 길로 나를 데리고 갈 것입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동안 어떤 마음으로 어떤 업을 짓느냐가
    죽고 난 뒤보다 더 중요한 것입니다.

'공부방 > 좋은글 좋은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하루를 사는 일 ♣  (0) 2010.05.03
친구가 되어 주지 않겠어요?  (0) 2010.04.28
적당한 스트레스  (0) 2010.04.26
행복하게 살아가는법  (0) 2010.04.23
모든것은 하나부터 시작합니다  (0) 2010.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