地水俱纖競是涯 지수구섬경시애 圓蒼所覆界如絲 원창소부계여사 浮生不翅微如粟 부생불시미여속 坐念山枯石爛時 좌념산고석란시 땅과 강물 맞닿은 가는 경계선 푸른 하늘 경계도 마치 실과 같구나 덧 없는 인생 좁쌀같이 미미할 진대 산이 마르고 돌이 익어 문드러질 것을 염려하네. •••••••••••••••••••••••••••••• 18세기 후반기를 살았던 박제가가 백운대에 올라 천지를 조감한 소감이다. 광대한 우주, 무한한 시간 앞에 인생의 미소함을 절감하며 스스로를 성찰하고 있다. 물과 땅, 땅과 하늘의 경계가 희미하다. 삶이라는게 좁쌀만큼이나 미미하다. 무시무종無始無終 모든 것이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그런데 산이 마르고(山枯) 돌이 익어 문드러질(石爛) 것을 걱정하다니.